문학

푸코의 현대 권력 양상 그리고 존재의 미학

Ariad 2023. 4. 1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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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숲
푸코의 현대 권력 양상과 존재의 미학

푸코의 시대진단

 

푸코는 근대적 시대정신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권력으로 작동하여 억압과 지배를 낳는 양상을 비판하고 인간을 규정할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공존하는 존재로 보았다. 또한 푸코의 작업 중 주목해야 할 것은 푸코가 권력을 이전 시대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푸코에 의하면 권력이란 더 이상 국가, 정부, 사회와 같은 거대 담론의 차원에서 진행되는 힘이 아니다. 오히려 권력은 개별집단, 다양한 인간관계, 경제적 생산 기구 등과 같은 미시적 차원에 침투하여 탈집중화 된 모습으로 작동한다. 이때 권력은 다른 힘을 누르고 억압하는 방식이 아닌, 힘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러한 권력양상은 인간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게 되는데,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과 자아인식을 갖는데 있어 특정한 현실태를 부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즉 이전에 거대한 권력, 부정적이고 강압적인 권력이 인간을 가시화된 형태로 누르고 억압했다면, 푸코가 말하는 이 미시적인 권력은 인간에게 진리로 참칭된 특정한 질서를 제시하면서 스스로 복종하게 만든다.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다"라는 근대적 진리 질서의 명제가 하나의 현실태로 주어지고, 인간은 이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삶과 행동을 다스리고 반성하게 된다.

 

즉 이 시대의 권력은 교육, 의료, 경제, 정치와 관련된 다양한 통치기관을 통해 인간으로 하여금 특정 행동을 유도하면서 시대적 진리에 부합한 주체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은 시대적 진리와 일치한, 즉 사회로부터 정상적이라고 인정받는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스스로의 사고와 행동, 정체성을 반성하고 시대적 진리가 요구하는 주체로 자신을 생산해나간다. 

 

벚꽃
푸코의 현대 권력 양상과 존재의 미학

 

푸코의 현대 사회의 인간관

 

푸코는 고고학과 계보학을 통해 이러한 "시대적 진리"가 결코 인간에게 자명하고 본질적인 것이 아닌, 시대마다 다른 것임을 지적하며 인간을 억압하는 기제의 허구성을 폭로하고자 한다.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사회적 질서는 시대마다 다른 양상으로 만들어져 왔다. 중세, 고전, 근대마다 인간의 비정상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달랐으며, 여기에는 연속성이 아닌 단절과 비연속성이 존재한다. 이는 인간을 어떤 특정한 잣대와 기준을 가지고 위계를 나눌 수 있는 질서 자체가 본래 존재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푸코의 존재의 미학

 

그렇다면 특정한 기준을 암묵적으로 강요함으로써 인간을 억압하는 사회적 질서의 지배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푸코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자유를 통한 주체화 양식, "존재의 미학"을 이야기한다. "존재의 미학"의 구조는 자기주도의 자유, 미적 자아의 형성, 타인의 인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자기주도의 자유란 시대가 말하는 옳고 그름이 아닌 스스로의 자율적인 선택에 의한 옳음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또한 미적 자아의 형성은 자신의 삶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기는 실천양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은 시대의 보편적인 진리가 아닌 자신만의 자유로운 주체성과 개체성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서로 긍정하고 인정해주는, 유아론의 탈피를 말한다. 

 

푸코 철학에 대한 의문 1. 푸코는 미시적 권력을 말한다. 그리고 이 권력의 해방을 "존재의 미학"에서 찾으며 자기 주도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시대적 질서와 타인으로부터 벗어난 온전히 순수한 "자기주도"란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푸코 철학에 대한 의문 2. 푸코 철학은 참으로 멋있다. 존재의 미학이라니. 억압과 획일화 된 욕망이 판치는 지금의 사회에서, 자신만의 자유, 주도성, 개성, 그리고 이를 타인으로 인정받는 유아론의 탈피까지. 무릇 철학이란 그렇듯 이론 자체는 유토피아 그 자체이며, 너무나 아름답다. 그러나 세상은 호락호락 하지 않으니. 푸코가 말한 존재의 미학이 지금 사회에서 실천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 마다 다를 것이며, 답은 글이 아니라 "실천" "행동"으로 완성되겠지. 지금 내가 나의 삶에서 존재의 미학과, 나의 삶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그리고 유아론이 아닌 타인에게 인정받는 나의 개성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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